도쿄의 대형 노래방 체인 ‘J-SOUND’의 구매부 담당자 야마모토로부터
한 통의 짧은 메일이 도착했다.
“We’ve tested your sample. We’d like to discuss mass order for our wall lighting project.”
1년 전 샘플로 보냈던 루미스페이스의 투광 패널이
드디어 정식 발주 검토 대상이 된 것이다.
그 겨울, 루미스페이스의 직원들은 감정이 벅차올랐다.
일본 측의 요청은 단순했다.
“벽에서 조명이 나오고, 계절마다 이미지를 교체할 수 있는 패널을 만들어 달라.”
루미스페이스는 즉시 컨셉을 정했다.
- 벽체 투광패널 인쇄 이미지 교체 구조
- 조도 6,800 Lux 균일 확산
- 음악 반응 조명 모드
- 일본 100V 전압 호환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LUMIWALL – Tokyo Winter Edition.
“벽이 무대가 되는 조명”이 시작되었다.
이미지 투광패널과 레이저 마이크로패턴을 적용한 3종 시제품이 완성됐다.
테스트 결과, 조도 편차 ±3% 이내, 색온도 오차 ±50 K.
이종수 대표는 말했다.
“이건 단순한 조명이 아니야.”
루미스페이스는 ‘Pretender’ 피아노 버전을 배경음으로
벽이 음악에 따라 변하는 시연 영상을 제작해 보냈다.
사흘 후, 도쿄 본사에서 도착한 답변은 짧았다.
“Perfectly matches our concept. Proceed with quotation.”
항목 | 수량 |
LUMIWALL 1200 Series | 74 세트 |
음악 연동 장치 Set | 8 세트 |
이미지 세트 | 74 장 |
총합 (FOB 부산항) |
|
조건: 선입금 100%, 납기 30일 (주말·연휴 제외).
12월 초, 결제 확인 메일이 도착했다.
루미스페이스 공장은 야간에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
LED 조립, 투광패널 절단, 이미지 고정 장치, QC 스탬프.
각 패널에는 일련번호 LSP-JP1612-001 ~ 074가 새겨졌다.
“이 숫자가 일본 벽에서 다시 빛날 거야.”
74세트의 패널은 5세트 단위로 강화 골판과 폼 몰드로 포장되었다.
측면에는 이렇게 인쇄되었다.
“LUMISPACE — Light that sings with you.”
인보이스에는 원산지 KOREA, 수출항 BUSAN PORT.
12월 22일 선적 예정.
매서운 겨울 바람 속, 팔레트 8개가 한진해운 20 FT 컨테이너에 실렸다.
루미스페이스 대표는 출항을 지켜보며 말했다.
“이건 수출이 아니라, 문화의 교류야.”
그 순간, ‘한국의 빛’이 일본의 바다로 향했다.
도쿄 항에 도착한 화물은 Nihon Stage Lighting Co. 가 통관을 담당했다.
PSE 안전인증 라벨 부착 후 시부야점으로 이동.
첫 설치는 12월 29일 오후 4시, 프리미엄룸 3호실.
테스트곡은 “L’Arc~en~Ciel – Winter Fall.”
노래가 시작되자 벽면이 서서히 눈송이 빛으로 변했다.
“まるで壁が歌っているみたいだ.” (벽이 노래하는 것 같네요.)
74세트 중 60세트는 도쿄권, 14세트는 오사카 지점에 배포되었다.
일본 인테리어 전문지 インテリアライティング通信 은 이렇게 평했다.
“한국 루미스페이스의 교체형 투광 패널은 노래방 공간을
‘변화하는 무대’로 바꾸었다.”
그때부터 루미스페이스는 ‘빛으로 감정을 디자인하는 한국 브랜드’로 불렸다.
음력 1월 1일, 한국의 구정(설날).
온 가족이 모여 떡국을 나누는 날,
루미스페이스 대표는 조용히 회사로 돌아왔다.
사무실엔 아직도 일본 수출용 포장박스 샘플이 남아 있었다.
그때 도쿄 야마모토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Your panels are still performing perfectly.
Customers love the seasonal wall changes.”
그는 노트를 꺼내 써내려갔다.
“조명은 제품이 아니다.
그것은 언어보다 빠른 감정의 매개체다.”
구정이 지나고 며칠 뒤,
그는 야근하던 사무실에서 창밖의 달을 바라봤다.
부드러운 달빛이 벽면에 닿으며 마치 루미스페이스의 투광패널처럼 은은하게 번졌다.
“우리가 만든 빛이 국경을 넘어 사람들의 추억 속에 머무른다면,
그게 바로 루미스페이스의 존재 이유다.”
그날 이후, 회사 슬로건이 정해졌다.
Light Beyond Borders — 국경을 넘어, 감정을 비추다.
설날(구정)은 한국에서 새해의 시작이자 가족의 재회다.
루미스페이스에게 그 설날은 단순한 휴일이 아니라,
“빛이 한 해의 문을 여는 날”이었다.
“그 겨울, 우리는 빛을 만들었고
일본 사람들은 그 빛으로 추억을 만들었다.”
루미스페이스의 74세트는 단순한 수출품이 아니라,
문화와 감정이 오간 첫 번째 조명 외교의 상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