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과율이 좋다는 이유로 도로조명의 광원을 선정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근거리의 한정된 부분을 비추는 도로조명의 경우에는 램프의 파장에 따른 투과율이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한국조명산업신문 | |
도로조명 광원의 선정 과정에서 “메탈램프는 연색성은 우수하나 투과율이 나트륨램프에 비해 떨어지며, 나트륨램프는 노란빛의 단파장으로 투과율이 메탈램프나 형광램프보다 우수하여 터널이나 안개가 많이 끼는 지역에 적합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강원대학교 전기전자정보통신공학부 김훈 교수는 “이론적 자료를 찾아본 결과, 파장에 따른 빛의 산란의 차이가 거의 없고, 따라서 투과율의 차이도 거의 없다는 이론적 자료를 찾게 됐다”고 밝혔다.
김훈 교수는 또 “자료를 찾기 시작하면서 놀란 것은, 안개와 같은 기상상황에 따라서 가시광의 파장에 따른 투과율이 제대로 나와 있는 자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훈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빛의 산란이 적용되는 날씨는 맑은 날의 경우이고, 대기권을 통해서 들어오는 태양광과 같이 수 십 km를 진행하는 빛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으나, 가로등의 경우와 같이 짧은 거리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레일리 산란)는 것이다.
투과율은 거리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거리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또 안개가 낀 날씨에 서로 다른 여러 파장의 레이저광 투과율을 측정하는 실험에서도 안개의 농도에 따라서 모든 파장의 빛의 투과율이 똑같은 비율로 감소(미에 이론)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안개입자의 크기가 크고 안개농도가 진할 수록 그 비율은 같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김훈 교수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수 km의 거리를 통하여 빛을 전달해야 하는 등명기와 같은 경우에도 광원의 광색에 따른 빛의 투과율 차이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더군다나 우리가 조명광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램프들의 경우, 그 광색이 다른 광원에 비하여 좀 더 노랗게 보인다거나 희게 보이는 차이는 있지만, 가시광선 파장대 전체에 걸쳐서 골고루 빛을 내고 있는 것이므로, 혹시 파장에 따른 투과율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가시광 파장대 전체를 고려한 투과율의 차이는 거의 없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훈 교수는 “한국조명공업조합이 지난해 발표한 터널등기구의 성능 비교평가에서는 나트륨램프가 메탈 및 다른 램프에 비해 투과율이 우수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실험한 결과를 제시하지 않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어떠한 방법으로 실험하여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정확한 근거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훈 교수는 또 “단색광을 내는 저압나트륨램프의 사용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이용되었던 투과율 차이라는 용어가 근래 다양한 광원과 사용환경에 대해 적절한 근거 없이 잘못 이해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수명이나 효율, 광속이나 소비전력과 같은 보다 명확한 성능차이를 정확하게 적용하여 우수한 조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서 조명기술연구소에 문의해 본 결과 조명기술연구소 측은 “일반적으로 노란색 파장이 투과율이 좋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그 근거를 증명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투과율 실험을 하려면 돈이 1~2억원 이상 굉장히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험을 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아울러 연구소 관계자는 “다만 안개가 많이 끼는 유럽에서는 노란색 파장이 투과율이 좋다는 이유로 자동차용 램프에 옐로우 캡을 씌우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IC 규정 중 자동차 램프와 관련한 규칙으로 EC 법률에도 나와 있다”고 전했다.
조명연구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램프에 노란색 캡을 씌우면 광량이 60%까지 떨어진다. 때문에 최근에는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란색 캡을 씌우는 대신에 램프에 노란색 유리를 코팅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광량이 80%까지 개선된다고 한다. 그러나 연구소 관계자는 “자동차 전조등은 태양광 같은 직진성을 가지고 있으며 무한한 공간에 비추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가로등과는 차이가 있다.
즉 가로등은 몇 십 미터를 비추는 것이지만, 자동차 전조등은 무한한 공간을 비추는 것이기 때문에 투과율과 더 깊은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예를 들어 터널등으로 녹색 빛이 나는 2파장 형광램프를 썼는데 어떤 사람들은 나트륨램프에 비해 더 어둡다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더 밝다고 말하는 것처럼 투과율이라는 것이 사람의 시감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조명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사람이 운전할 때 몇 십 미터 이상 전방을 바라보고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운전을 하기 때문에 가로등을 단순히 몇 미터 밝기로 계산하면 안 된다. 가로등은 도로 전체를 비추는 것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명조합 관계자는 또 “안개에서는 황색 계열이 잘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보편화된 상식이다. 보편화된 상식처럼 실제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백색 빛은 안개에 빛이 흡수돼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훈 교수가 제시하는 자료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먼 거리에서는 투과율이 차이가 나지만 가로등처럼 몇 십 미터 되는 짧은 거리에서는 투과율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면, 도로조명처럼 한정된 공간에 빛을 비추는 경우에도 옐로우 파장이 과연 투과율이 좋은 것인가라는 의문도 가질만 하다.
그러나 도로조명에서는 투과율 뿐만 아니라 연색성 및 램프 효율 등 많은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가장 적합한 광원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만큼 일부 도로조명 관계자들은 “단순히 투과율이란 특정 요인만을 갖고 광원의 우수성을 따지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은진기자 인터뷰
“도로조명에 대한 정확한 투과율 분석 필요하다” 강원대학교 김훈 교수 근래 도로조명의 광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안개나 매연과 같은 공기 중의 물질에 대하여 투과율이 높다는 것이 광원 선정의 이유가 되는 경우가 있다.
예전부터 광색에 따른 투과율의 차이가 과연 있는 것인지, 또한 도로조명의 수준에서 이러한 투과율 차이가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안개에 대해서 도로조명이 적절하게 대비하는 것이 이슈가 되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광색과 투과율의 관계가 민감하게 대두되는 실정이어서 누군가가 이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내어놓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될 우려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각종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자료를 찾기 시작하면서 놀란 것은, 안개와 같은 기상상황에 따라서 가시광의 파장에 따른 투과율이 제대로 나와 있는 자료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대개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하늘이 파란 것은 공기를 통과하는 태양광 중에서 파란 빛이 붉은 빛에 대하여 산란이 더 잘되고, 그에 따라 파란 빛은 붉은 빛에 비하여 당연히 투과율이 낮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산란은 빛의 파장보다도 그 입자 크기가 작은 공기와 같은 매질에 의해서 일어나는 산란에 적용되는 이론으로, 이른바 레일리(Rayleigh) 산란이라고 한다.
이러한 산란이 적용되는 날씨는 맑은 날의 경우이고, 대기권을 통해서 들어오는 태양광과 같이 수 십 km를 진행하는 빛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으나, 가로등의 경우와 같이 짧은 거리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
안개의 경우 그 물방울의 크기는 생성원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20~30미크론 정도 크기로 보고 있으며, 이는 가시광선 파장의 수 십 배에 이르는 크기이다.
이러한 경우에 적용되는 빛의 산란이론은 이른바 미에(Mie) 이론이라고 하는 것으로서 대단히 복잡하다.
다만 그 결과는 대개 이러한 정도의 입자크기에서는 파장에 따른 빛의 산란의 차이가 거의 없고, 따라서 투과율의 차이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출처] 도로조명 광원 투과율 - 한국조명산업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