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 배성규 기자]
이르면 내년 5월부터 서머타임제가 시행되고, 전국을 하나로 묶는 자전거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16일 발표한 '저탄소 생활기반구축방안'은 이 같은 내용의 미래 녹색성장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을 담고 있다.
녹색산업에 수십조원의 재정을 투입해 미래 성장동력인 녹색시장과 기술을 육성하는 동시에 현재의 경제위기도 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세계 어느 정부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는 데 비해 투자 효과가 불확실하며, 규제 신설로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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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첫 회의를 갖기에 앞서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형국(왼쪽에 서 두 번째) 서울대 명예교수 및 위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
◆내년 5월 서머타임 도입
정부는 에너지 절약과 내수 진작을 위해 여름철 시각을 1시간 앞당기는 서머타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여론수렴과 공론화를 거쳐 이르면 내년 5월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서머타임을 실시하면 연간 전기사용량은 0.3% 줄고, 소비와 생산은 각각 8628억원과 1조2900억원 늘어난다는 것이 정부의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모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가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기 스케줄 등 시스템 조정 비용과 생활리듬 혼란 등 부담으로 효과가 크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노동단체들이 근로시간 연장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하는 것도 변수다.
◆전국 자전거 생활권 조성
정부는 자전거 전용차로제와 자전거 시설 의무화 조치 등을 통해 전국에 자전거 도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2018년까지 1조2456억원이 투입된다.
또 카드 하나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자전거를 대여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차량속도를 시속 30㎞ 이내로 제한하는 자전거 안전구역이 확대되고 자전거 전용보험이 도입되는 등 교통체계도 자전거 우대형으로 바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자전거 이용률을 크게 늘리고 고부가가치 자전거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생각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지능형 전력망과 LED
정부는 IT기술을 활용해 전력 공급자와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 전력 효율을 최대로 올리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예를 들어 전기요금이 싼 심야시간대에 세탁기가 저절로 작동되도록 제어하고, 쓰지 않는 가전제품의 전원 플러그에는 전력을 자동 차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한전은 앞으로 20여년간 이 분야에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절감되는 에너지(6%)에 비해 투입비용이 크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공공부문 백열등은 올해 안에 모두 퇴출되고, 효율이 높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교체된다.
여기에는 1조70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정부는 2015년까지는 전체 조명의 30%를 LED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무실 녹색화도 추진된다.
태양광 발전으로 사무실 전력을 공급하고, 친환경 자재와 시설, 절수형 기기를 갖추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
기업의 생산활동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총량을 제한하기 위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시행된다.
기업이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한을 서로 사고팔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을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 청정에너지 기술을 육성하는 한편 녹색산업에 투자하는 녹색금융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기업에 새로운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잖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철강,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성근 연구위원은 "스스로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배출권을 사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2009-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