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 이천종 기자]
"탄소경제 시대가 왔다. 일본이 우리보다 시장은 크지만 출발은 늦다. 우리가 선점해 헤게모니를 잡아야 한다.”
대기업 CEO의 야심 찬 발언인 듯 보이지만 아니다. 한국의 중소 조명 제조업체 사장이 꺼낸 화두다.
국내의 대표적인 LED조명 업체인 화우테크놀러지 유영호(49·사진) 사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녹색경영이 화두가 되는 요즘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소’라는 생소한 분야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지난 4일 전남도 및 나주시와 함께 독일의 세계적인 인증기관 튜브슈드사와 ‘튜브슈드사 탄소시장 아·태본부’를 설치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화우테크는 이로써 튜브슈드사의 선진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5월 나주시에 튜브슈드 탄소시장 아태지역 본부를 설치한다.
화우테크는 또 50억원을 투자해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소 설립도 추진한다.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탄소 감축의무가 없는 기업이나 기관, 비영리단체 등을 회원사로 확보해 탄소배출권 등록 및 거래와 관련된 운영을 담당한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있는 튜브슈드는 연간 매출액 13억유로의 세계적인 검인증기관으로 탄소관련 감축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대규모 투자펀드를 유치한다.
화우테크는 튜브슈드와 손잡고 국내 소규모 태양광 업체들을 중심으로 ‘자발적 탄소배출거래권’ 인증을 대행하고 이를 거래소에 등록시켜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양해각서 체결을 앞둔 3일 기자와 만난 유 사장은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연평균 31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거래소 설립을 통해 탄소배출권 관련 노하우를 축적하고 배출권 거래시장의 선두주자로 올라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대표는 새로운 사업 진출 배경에 대해 “이제 탄소경제 시대가 왔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 공장도 이미 탄소배출권 3000만원어치를 사서 모든 공장을 카본 오프셋(탄소차감)시켰다”면서 “내년에는 1차 제조사, 후년에는 2차 제조사로 카본 오프셋을 확산시켜 유럽에서 친환경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화우테크는 기존의 형광등을 대체할 수 있는 루미시트 램프를 통해 생활조명 시장에 진출하면서 주목받은 기업.
루미다스와 루미다스-H 등 다양한 종류의 LED 조명을 국내는 물론 일본과 유럽, 미국 등지의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LED조명은 백열등·형광등·할로겐에 비해 밝기와 수명이 뛰어나 ‘꿈의 조명’으로 불린다. 전력을 소비했을 때 빛에너지로 전환하는 비율이 백열등은 10%, 형광등은 40∼50%에 달하지만 LED는 90%에 이른다.
극심한 경기의 불황 속에서 주종목이 아닌 분야에 뛰어드는 건 위험한 승부수가 아닐까.
유 대표는 “일본이나 우리 대기업들도 이 시장의 잠재력을 알지만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가 그 틈새를 공략하는 것”이라며 “작년부터 회사 내 ‘기후변화 전략팀’을 만들어 운영했고, 지난 7월에는 기후변화 산업연구소도 설립했던 만큼 그 어느 곳보다 전문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우리가 세계적인 인증기관인 튜브슈드의 파트너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전문성과 함께 발 빠르면서도 박력적으로 움직인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2008-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