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 이정봉 기자]

20일 낮 12시 경북 고령군 개진면 개진초등학교 2학년 교실. 토요일이라 수업은 마쳤지만 이 학교 전교생 24명은 교실을 기웃거렸다. 그들 가운데는 중학생 12명도 있었다.

 고령중학교 개진분교까지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실 조명을 형광등에서 LED(발광다이오드)로 바꾸는 것이 궁금했던 것이다. 학생 가운데 일부는 맨 처음 공사가 끝난 2학년 교실 천장에 설치된 LED 조명을 신기한 듯 쳐다봤다.

중3인 이솔(15)양은 “5년 전 0.7이던 시력이 이제는 0.1밖에 안 나온다.

침침한 교실 불빛 때문인 것 같다”며 “교실이 밝아져 칠판이 잘 보이고 책도 보기 편할 것 같다”고 좋아했다. 정정현(15)양도 “비 오고 흐린 날엔 칠판이 안 보여 고생했는데 이제 그런 일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32년 문을 연 개진초등학교는 한때 전교생이 500명이 넘을 정도로 큰 학교였다. 하지만 70년대 들어 주민들이 도시로 빠져나가자 학생 수도 크게 줄기 시작했다. 82년 중학교 분교가 들어와 ‘한 지붕 두 학교’를 꾸렸다. 학교 주변을 산이 감싸고 있어 오후엔 그늘이 져 교실이 어두운 편이다.

20일 경북 고령군 개진면 개진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LED 조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중앙일보 ‘희망 빛 캠페인’의 대상으로 선정된 이곳은 12개 교실의 낡고 어두침침한 형광등을 에너지효율이 높은 LED 조명으로 교체했다. - LED 조명, 발광다이오드, 교실조명, Eco LED, 개진 초등학교, 화우테크 남산 전시장 루미스페이스, 화우테크 - 루미스페이스

이주엽 행정실장은 “5개 교실에 40W짜리 형광등이 설치돼 있으나 시커멓게 변한 게 많고 비 오는 날엔 교실이 컴컴하다”며 “예산이 부족해 교체가 쉽지 않고 전기요금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학생이 적고 언제 폐교될지 몰라 시설투자도 쉽지 않다.

이 학교의 LED 조명 설치는 중앙일보의 ‘희망 빛 캠페인’의 일환이다.

 희망 빛 캠페인은 중앙일보와 홈플러스·화우테크놀로지·롯데백화점·게일인터내셔널·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함께 진행하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다. LED 조명 교체를 원하는 일반 가정과 사회복지시설, 농어촌 학교가 eco.joins.com을 통해 신청하면 매달 가정과 시설을 선정해 지원한다. 9월 현재 시설 8곳과 가정 16곳을 선정해 순차적으로 교체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개진초등학교는 교무실과 컴퓨터실 등 교실 12군데의 형광등 60개를 LED 조명 90개로 교체했다.

시공회사인 화우테크놀로지 김태현 팀장은 “형광등 빛은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밝기도 1년 정도 지나면 원래의 50~60%로 떨어진다”며 “LED는 수명이 5년 이상으로 길고, 눈의 피로가 적다”고 말했다.

LED 조명은 전력의 최대 90%까지 빛으로 바꾸기 때문에 같은 전력을 사용할 때 밝기가 형광등의 1.5배다. 수명도 형광등(8000시간)보다 최대 12배가 긴 5만~10만 시간이다.

온라인상의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지구의 날인 4월 22일 국내 언론사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인터넷 환경포털 사이트인 eco.joins.com을 개설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지구온난화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 제공과 함께 환경 보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 환경수기도 공모하고 있다.

 국회의장상과 환경부장관상·지식경제부장관상 등 80명에게 상이 주어진다.

홍준석 환경부 환경전략실장은 “올해 초부터 진행되고 있는 중앙일보의 ‘Save Earth, Save Us’ 캠페인은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치 있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2008-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