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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입력 : 2008/04/24  Lumi Coordinator
피보나치 수열을 적용한 알루미늄 조형 조명 제작 스토리
조형 조명, 감각이 아닌 수학으로 설계합니다

황금비율 조형 조명 주문 제작 | 피보나치 수열 알루미늄 스탠드 조명 사례

나는 이 글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언젠가 나와 비슷한 질문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조금 덜 헤매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기록을 남긴다.



미국에서의 시간은 충분히 길었다.
회사를 만들고, 키우고, 결국 다른 이름 아래로 넘긴 뒤에도
나는 한동안 같은 속도로 살아가려 했다.
그러나 속도는 목적이 없을 때 소음이 된다.
그래서 나는 돌아왔다. 한국으로, 그리고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로.



넓은 땅 위에 집을 지었다.
화려한 저택이라기보다는, 생각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구조를 원했다.
가족들은 여전히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바쁘게 지냈고,
집은 자주 비어 있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다시 내가 누구였는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사람들은 나를 개발자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나는 수학을 좋아하던 학생이었다.
특히 피보나치 수열과 황금비율.
자연이 아무 설명 없이 따르고 있는 질서를
인간이 숫자로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늘 좋았다.
그 단순하고도 완벽한 규칙은, 내 삶의 여러 선택에 조용히 스며들어 있었다.



서재를 정리하던 어느 날,
나는 문득 이 공간에 놓일 조명을 떠올렸다.
단순히 밝히는 역할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사고의 방식이 응축된 하나의 물성.
그렇게 하나의 조형적인 스탠드 조명을 구상하게 되었다.



형태는 직립형이었다.
뿌리에서 시작해 줄기, 그리고 위로 갈수록 확장되는 구조.
각 분절의 길이와 간격은 피보나치 수열에 따라 계산되었다.
빛 역시 아래에서는 단단하고, 위로 갈수록 부드럽게 퍼지도록 설계했다.
나는 이 조명이 ‘켜지는 순간’보다
‘
서 있는 상태’에서 이미 의미를 갖기를 바랐다.



스케치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감각에 기대지 않았다.
선 하나를 긋고, 반드시 숫자를 붙였다.
이 조명은 감성의 결과물이 아니라,
사고의 축적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제작을 위해 여러 곳에 문의했다.
도면을 보내고, 의도를 설명했다.
대부분의 반응은 정중했지만, 방향은 비슷했다.
가격 이야기, 단가 조정, 표현의 단순화.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내가 말한 ‘비율’과 ‘질서’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몇몇 업체는 솔직했다.
“
이건 어렵습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같은 이름을 언급했다.
이상할 정도로 반복되던 그 이름이,
결국 나를 마지막 선택으로 이끌었다.



나는 루미스페이스에 메일을 보냈다.
도면과 함께, 짧은 문장을 덧붙였다.
“
이 조명은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라기 위한 것입니다.”



답장은 길지 않았지만, 정확했다.
그들은 형태보다 먼저 소재 이야기를 꺼냈다.
나무 대신 알루미늄을 제안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나무는 아름답지만, 정확한 수치로 가공하기 어렵고,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감성이 아니라 수학이라는 것.
알루미늄은 정밀한 수치 가공이 가능하고,
다양한 형태로 구현할 수 있으며,
자연에서 우러난 듯한 맞춤형 컬러 도금으로
조형적인 미를 더 깊게 표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 설명을 읽으며, 나는 오히려 신뢰를 느꼈다.
감성을 앞세우지 않고,
내가 왜 이 조명을 만들려 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
그 순간, 나는 이 작업을 맡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제작 과정은 느렸다.
그러나 그 느림은 불안이 아니라 안도에 가까웠다.
중간중간 공유되는 과정 속에서
나는 이 조명이 ‘만들어지고 있다’기보다
‘
자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도금 색상 하나를 결정하는 데에도 많은 대화가 오갔다.
차갑지 않되, 나무를 흉내 내지 않는 색.
자연을 연상시키되, 자연 그 자체는 아닌 질감.
그 미묘한 경계를 함께 고민해주는 태도는
이 작업이 단순한 납품이 아니라는 확신을 더해주었다.



그리고 4개월 후,
완성된 스탠드 조명이 서재에 도착했다.
알루미늄이었지만 차갑지 않았고,
빛은 위로 갈수록 조용히 퍼졌다.
조명은 공간을 지배하지 않았고,
그 자리에 오래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서 있었다.



나는 의자에 앉아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 조명은 밤을 밝히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내가 오래 좋아해왔던 수학,
그리고 다시 그것을 꺼내 들 수 있게 된 지금의 시간이
하나의 형태로 응축되어 있었다.



이 글을 추천서처럼 남기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 작업은 결과물도 훌륭했지만,
그 과정이 무엇보다 정직했기 때문이다.
가격보다 질문을 먼저 던졌고,
형태보다 이유를 먼저 물었다.



만약 누군가
자신의 생각을 대신 말해줄 물성을 찾고 있다면,
나는 이 경험을 조용히 권하고 싶다.
좋은 제작이란,
의뢰인의 생각을 줄이는 일이 아니라
끝까지 존중해주는 일이라는 것을
이 조명은 말없이 증명하고 있으니까
.

황금비율·피보나치 수열 조형 조명 | 알루미늄 맞춤 스탠드 조명 제작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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